2013/07/03 00:56

델리의 시크교 사원 - 구르드와라 방글라 사힙 여행일지

오늘 해질때쯤 산책겸해서 빠하르간즈 근처에 있는 시크교 사원에 갔다왔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 중 하나가 시크교 성지인 골든템플이어서 시크교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된지라 추억도 돋힐 겸 델리에 있는 사원도 찾아봐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오늘 날씨가 좋아서 나섰다. 

구르드와 방글라 사힙은 여행자 거리인 빠하르 간즈에서 남쪽으로 쭉 걸어서 20분쯤 걸린다. 

메인 만디르. 암릿사르는 연못 가운데 템플이 있는데 델리에선 입구 앞에 커다랗게 서있다.



템플 내부. 전반적으로 골든템플과 비슷하게
성스러운 책, 그 자체로 구루인
그란드 사히브가 가운데 있고 
그것을 읽는 사제
그리고 그 앞에서 노래하는 악단
사람들의 헌금을 받는 사제들이 있다. 
황금템플보다 훨씬 공간이 널찍하고 
편안해서 나같은 비 시크교도들도 쉬기 좋다.
갠적으로는 니자무딘 다르가의 꽐라 노래보다 시크교 노래가 더 좋다. 
한동안 앉아서 땀을 식히며
정성껏 절하고 기도하고 헌금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다 나왔다.  

신성한 연못이라 하는 사르오바르. 정말 깨끗하고 아름다워보였던 암릿사르보다는 못하지만
대부분의 인도의 신성한 물보다는 훨씬 깨끗하다. 

이 델리의 방글라 사힙은 원래 조그만 신전만 지었다가 
시크교의 8대 구루가 델리에 와서 
당시 창궐한 천연두를 치료하면서 이곳을 치료소로 삼아서
밥도 주고, 치료도 하고 했다고.
결국 8대구루 자신도 천연두와 콜레라로 이곳에서 죽었다고.
그러면서 성지가 됐다.



사원 옆에서 주전자로 사람들이 물을 주고 또 사람들이 그 물을 얻어먹는다.

원래 작은 물탱크가 있었는데
병에걸린 사람들에게 신선한 물을 여기서 줬다고 한다.
결국은 죽었지만 8대 구루도 이 물을 먹었다고.
후에 더 깊은 우물을 팠다고 한다.
시크교에선 이 물에 치료의 효과가 있다고 전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떠간다고 한다.

 이렇게 물병으로 말이다.

날씨가 좋다. 몬순 맞나?
북부지방엔 홍수가 났다는데
델리는 비가 잘 안오고 푹푹찌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비좀 나눠서 내리지...
구조작업이 거의 끝나가는 북부지방에선
수천명이라는 추산만 있고
몇명이 죽었는지 모른다고 주 수상이 말하는 기사만 나온다.
인도는 
천재지변으로 누가 죽어도
누가 죽었는지도 잘 모를 수 있는 나라다.
물론 당신이 상류층이라면 다를 수 있겠지만...



해질무렵이 되자 가족단위로 많이 온다. 평일이라 비교적 한산.



시크교 사원을 지키는 사람들.
보라색 터번을 쓰고, 칼을 차고 있다. 

시크교인들은 저렇게 생긴 터번을 항상 쓰고 살아간다.
시크교 사원을 들어갈땐 머리를 가려야 하는데
그래서 비치된 두건만 써도 나는 머리에서 땀이 난다.
근데 시크교인들은 거의 항상 저 두터운 터번을 귀까지 덮히게 쓰고 있다.
머리카락과 수염도 못깎고
안에 뭐 시원하게 하는 거라도 넣어놨을까?
아니면 워낙 어릴때부터 터번을 써서 적응한걸까?

저녁이 되며 불이 켜진다. 
암릿사르 골든템플도 그렇지만 야경이 훨씬 멋진곳이다.
어두워지면 검은 밤하늘에 황금색 돔이 불빛에 빛나고
칠흙같은 수면에 그 화려한 그림자가 비친다.


7시가 되자 사람들이 일제히 발걸음을 멈춘다. 
템플쪽에서 누군가 말을 하고 있지만
알아듣기 힘들다. 


더 있으면서 깜깜해진 모습도 보고 싶었지만 할일도 있고 해서 다음에 또 오지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빠하르간즈에 돌아올때는 걸어오려고 했는데
어느 릭샤장수와의 딜로 공짜로 릭샤를 타고 왔다.
비수기때 많이 그러는 것 같은데
릭샤를 외국인이 타고 쇼핑몰로 가면 릭샤기사는 가스충전쿠폰을 받는다고 한다(50루피 상당)
손님이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상관 없이 무조건
그래서 릭샤운전수가 내게
가서 구경만 하고 나오면 내가 공짜로 빠간까지 태워줄게요 한다.
이런 제의를 몇번 받았는데 귀찮기도 하고
괜히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안 응했는데
이 릭샤왈라분이 시크교도라서 몇번 튕기다가 탔다.

물론 가게는 무척 화려했고
온갖걸 다팔고 있었고
점원들은 계속 내게 말을 걸었지만
나는 적당히 눙치며 전 여기 한달동안이나 있을거에요. 
오늘은 그냥 보고, 담에 봐서 또 올게요.
이러고 나왔다
덕분에 릭샤 아저씨는 신나고
나는 편하게 돌아왔다.


빠간에서 무척 가까우니
산책삼아 담에는 해질때쯤 가서 어둑할때 돌아와야겠다. 


아, 시크교 사원에 가면
종교와 인종에 상관없이 누구나 밥을 먹을 수 있다
나도 오늘 먹었는데 
암릿사르와 달리 키친이 아주 구석에 조그맣게 있어서
없는줄 알았다. 
밥퍼주는 아저씨가 외국인이라고 나름 특별대우해주시고
말도 걸고
통성명도 하고
담에도 언제든지 오라며
자기는 저녁때 항상 있다며
또보자고 인사도 하고 왔다.

ㅎㅎ

머리가 복잡할때 산책겸 해서 종종 가야겠다.

시크교라는 종교가 궁금한데 암릿사르에 갈일이 없다면 한번쯤 둘러보는 것도 괜찮을 듯.
인도에는 힌두교만 있는게 아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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