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04 22:35

정확하게 도움주기, 네팔에 학교세우기에 관해. 느끼고 생각하며

뭐랄까, '후진국'에 학교를 지어주는건 가장 흔히 듣게 되는 '도움'인 듯 하다.

'아니 학교가 없다니 얼마나 불쌍해, 생각보다 큰 돈이 들지도 않잖아, 꿈나무에게 희망을'이라는 구호는

뭐랄까 굉장히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네팔 현지에 있다보면 해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를 지어주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현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주는 입장에서만 '나눔'이 이뤄진다면 돈은 돈대로 쓰고

도움을 주려다가 폐만끼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희망을!이라는 구호로 돈을 걷고 뿌듯하겠지만

현지 사람들 고생시키고 도움은 주지 못하고

나아가 해외에 대한 의존성, 기대감을 키우기만 하고 자생력은 잃게 만드는 방식이랄까.



네팔의 학교문제는 도시 지역과 시골지역으로 나눠진다고 한다.

1) 도시지역

도시지역은 교육열도 뜨겁고 학교도 꽤 많다.

문제는 네팔 정부에서 만든 학교들이 건물도 있고 선생도 있지만

정부는 제대로 된 지원도 못하고 선생들도 월급을 잘 받거나 동기부여가 안되며

제대로된 프로그램도 없고 별로 희망도 없어서 거의 개점 후 휴업 상태라고 한다.

네팔에서는 영어교육 열풍이 한창인데 공립학교에선 이런 수업이 가능하지 않아서

돈있는 집이나, 돈이 없어도 꿀 여력이라도 되는 사람들은 

자식을 사립학교에 보낸다. 

결국 공립학교는 가난한 아이들이 와서 그냥 시간만 때우다 가는곳으로 남게 되는 듯. 


2) 시골지역

시골지역은 학교나 선생이 없는게 문제다. 네팔의 열악한 정부가 시골까지 커버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난하고 인구밀도가 낮은 시골에 사설 학교도 제대로 없다.

결국 어떤 교육이, 어떤 학교가 필요할까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남겠지만

학교 건물과 선생들이 필요한 건 맞고 현 상황에서 NGO의 손길을 기다리게 된다. 

이왕 도움을 주려면 시골지역에 학교를 세우는게 맞을 듯.




하지만 문제는 도움을 주는 측에서 

이왕이면 학교를 세우면 

한국에서 네팔로 사람들이 가서 좀 찾아보고

내가 도운 '아이들'도 만나보고 

사진도 좀 찍고

그리고 트레킹도 좀 하고 여행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또 덩달아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지역에 학교가 있어야

우리가 이렇게 도왔소! 하고 홍보도 되는 것

주는 이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인데


그러다보니 관광지 주변에 학교가 많이 생기게 됐고

특히 포카라, 안나푸르나 등지에, 그리고 카트만두 근처에 학교가 많이 생기고

위에서 썼듯이 이런 곳들은 학교 건물이 아니라

컨텐츠, 동기부여, 프로그램 등등이 필요한건데

건물만 많이 생기다보니

학생이 없어서 문을 닫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점들은 돌아봐야 할 지점이다.




며칠전에 찾아간 꿈이라는 NGO는 좀 다르다

여기선 네팔에 학교건물이라는 하드웨어를 주기보다는

활동가를 파견한다. 

활동가는 굉장히 장시간 네팔에 체류하는데

아예 특정 마을을 들어가서 상주하며

현지의 공립학교를 지원한다. 

마을활동과 학교활동을 연계하고

직접 프로그램을 주기보다는 현지 청년들이나 선생님들과 대화하며

스스로 활동을 만들고 자체적으로 무언가들을 만들어가는

뭐 그런 활동들을 한다.

그러는 동안에 활동가는 현지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지 사회나 문화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것들을 알 수 있고

이렇게 현지 전문가를 만들어가며 앞으로 그 사회에서 이런 저런 역할들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 한채를 짓는데 8천만원정도가 든다고 한다.

정확한 재정은 잘 모르겠지만

활동가 한명을 네팔에 5년동안 파견하는데 드는 비용과 비슷하지 않을까(한국의 활동가 활동비와 네팔 물가수준을 감안해서)



필요가 적은 곳에 건물하나를 짓는 것과

사람한명을 보내서 
원래 있던 학교건물을 활용하고 선생님들과 협력하며
자체적인 활동들을 만들어가도록 도와주며
마을에서 신뢰를 쌓고 학교와 마을이 연계된 유기적인 활동들을 하고
네팔어를 유창하게 하고 현지 문화와 상황에 대해 지식을 쌓은 활동가를 양성하는 것

어떤 방식이 더 바람직할 지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물론 나는 아직 이들의 활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는 모르고
이런 저런데서 들은 것을 생각해본 것 이지만
뭐 암튼 지금 생각은 이렇다.

지난 3월 2일, 베시마을의 도서관 4돌 잔치를 구경하러 갔었다. 잔치도 마을의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이고 지켜 본 느낌으로는 마을 잔치같은 느낌이었다. 꿈은 현지마을이 갖고 있던 컨텐츠들과 한국의 컨텐츠들을 여러 고민을 하며 활용하려고 하는 듯 했다. 활동가들은 도울뿐, 현지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마을사업을 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또한 카트만두의 예술대학생 그룹도 연결돼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었다. 

덧글

  • 푸른연 2020/04/20 01:58 # 삭제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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