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6 20:19

암릿사르, 다양한 매력의 도시. 1/9-12, Amritsar(2) - 당신의 인도를 의심하라

암릿사르, 다양한 매력의 도시.

파키스탄과의 국경에서 인디아쪽으로 들어가면 이런 안내문이 있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거대한 나라고 중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세상에서 제일 큰 민주주의 국가라는 자부심이 있다.

 

암릿사르는 펀자브주의 중심도시(주도는 찬디가르)이다. 이슬람교와 힌두교가 섞여 있는 종교인 시크교의 성지답게 위치 또한 파키스탄과 인도의 접경지대에 있다. 남북한에 의해 나눠진 강원도처럼 펀자비주도 나눠져있다. 펀자비의 서쪽지방은 파키스탄 땅이다 펀자비주는 펀자비어를 쓰는 주이며 독립된 정체성을 갖고 있는 지역이다. 펀자비의 두 중심도시인 라호르와 암릿사르가 국경을 사이에 두고 라호르는 파키스탄에 암릿사르는 인도에 있다. 펀자비는 인도 전체 쌀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는 곡창지대이다. 또한 육식을 금하지 않는 시크교의 전통과 풍부한 산물, 인도와 파키스탄으로부터의 영향으로 음식문화가 발달해 있다. 해외로 알려진 인도음식은 대개 펀자비 요리를 일컫는다. 우리가 흔히 인도의 옷으로 알고 있는 쿠르타를 입고 다니면 인도 사람들은 펀자비를 입고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면에서 펀자비는 인도의 문화적 중심지 중에 하나인 곳인 것 같다.

 

펀자비에서 우리가 느낀 가장 독특한 점은 엄청난 양의 버터사용이었다. 물론 인도의 어딜 가도 음식엔 기름기가 좔좔 넘치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겨자기름이나 콩기름을 사용하는 음식을 주로 먹었었다. 하지만 암릿사르에서는 어떤 음식을 사먹어도 버터가 좔좔 흘렀다. 길거리에서 파는 토스트에도, 햄버거에도, 쿨챠에도 버터맛은 진하게 느껴졌다. 쿨챠는 펀잡의 가장 인기있는 음식인데 인도의 흔한 주식인 빵 사이에 감자, 빠니르(치즈), 양파 등의 내용물과 향신료를 넣고 튀긴 음식이다. 쿨챠는 길거리에서, 여기 저기 있는 흔한 식당인 다바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데 쿨챠가 서빙돼 나올때도 큰직한 버터 한조각이 올려져서 나온다. 앞선 글에서 언급했던 영화 <비르 자라>에서도 주인공인 샤루칸이 좋아하는 차로 버터밀크차가 나오는데 펀잡의 버터사랑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암릿사르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중 하나인 쿨차. 짜파티같은 빵 사이에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만드는데 골든템플 주변에만 열곳이 넘는 쿨차가게들이 있다. 사진 속 쿨차는 그중 작고 현지인들로 붐비는 저렴한 식당. 알루(감자)쿨차 30루피(600원)였다. 덩그러니 올려져 있는 큼직한 버터가 인상적이다.

 

우리는 암릿사르에서 꽤 비싼 음식점을 찾아 봤다.(수수감사) 기차역 부근의 호텔 안에 있는 모티마할 디럭스라는 식당으로 북인도 지역의 고급 음식 체인인 듯 하다. 펀잡의 대표적인 음식은 탄두리 치킨이나 각종 커리류인데 론리의 추천에 따라 유명하다는 버터 치킨(머르그 마카니)과 한디 니와스(각종 야채로 만든 커리, 역시 버터맛이 진하게 난다)을 먹었다. 메뉴 하나당 300루피 후반에서 400루피후반 까지 하는데 밥이나 빵은 따로 시켜야 한다. 우린 돈이 없어서 굳이 빵을 따로 시키지 않고 빠니르 쿨차 하나만 시켰다. 여기에 세금이 15%가까이 붙고 여기에 서비스차지가 또 붙고 하면서 결국 1037루피가 나왔다. 한국돈으로 2만원이 넘는 돈으로 인도의 물가를 감안하면 굉장히 비싼 것이다. 하지만 맛은 굉장했는데 따로 밥이나 빵을 시키지 않고 커리를 퍼먹어도 짜지도 않고 향신료들의 밸런스가 잘 맞아 있어서 물리지 않았다. 음식이 식어도 굉장히 맛있어서 소스 한점 남기지 않았는데 다음날 조금 저렴한 식당에서는 강한 향이 나기도 하고 식으면서 맛이 없어지기도 해서 조금 남긴것과는 달랐다.


모티마할에서 먹었던 버터치킨(앞)과 한디 나와스(뒤). 세금까지(세종류나 붙는다)해서 1000루피(2만원)가 약간 넘는 가격이었다. 인도에서 먹은 거의 제일 비싼 요리인 셈. 맛은 정말 훌륭했다. 펀자비 음식은 각기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인도의 지방별 요리중에서도 제일 잘 알려진 인도의 대표음식이다. 모티마할은 체인점으로 델리에 본점이 있다.



 

다음 날 찾은 식당은 브라더스 다바라고 하는 곳으로 황금사원에서 멀지 않다. 암릿차르에서 가장 인기있는 식당이라고 하는데 넓직한 식당이 시간을 가리지 않고 가득가득 찼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탈리세트를 비롯해서 피자, 중국음식 등 없는 음식이 없는 듯 하다. 우리는 파라타(기름에 부친 빵)가 들어간 스페셜 탈리세트와 로디(연의 축제. 봄의 시작을 알린다. 우리가 암릿사르에 있었던 마지막 날이 로디였다. 112) 스페샬이라고 쓰여진 메뉴중에 사즌 삭과 마키 로티, 미시 로티등을 시켜먹었다. 이름이 다양한 로티들은 각각 다른 종류의 곡물로 만들어진 듯 했는데 마키로티는 옥수수 맛, 미시로티는 콩가루 맛이 났다. 인도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로티()를 맛보는 것도 빅재미 중에 하나이다. 비싼 식당에서 벌벌 떨던 것과 달리 여기서는 배가 부를때까지 실컷 시키고 후식으로 과일선데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다. 370루피가 나왔다.(한국돈 6400) 우리는 쿨챠위주로 구성된 아침세트도 먹어보기 위해서 아침에 한번 더 식당을 찾았다. 아침세트는 40-80쯤 하는 것 같은데 간단한 탈리와 쿨챠가 여러종류 있는데 가격대비 훌륭하다.


브라더스다바의 아침 쿨챠세트. 가격대비 훌륭하다. 

 

이런 식당 말고도 암릿사르에는 30루피의 저렴한 쿨챠를 비롯해서 젤라비 등의 스윗, 베지패티를 쓴 햄버거, 라씨, 아이스크림 등의 먹을 거리가 넘쳐난다. 공짜 식당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음식들 덕분에 암릿사르에 있던 34일간 나는 항시적 과식상태였다.

 

파키스탄 국경에서의 국경폐쇄식

 

암릿사르의 또 다른 볼거리 중 하나는 국경폐쇄식이다. 이 국경 폐쇄식은 암릿사르에서 서쪽으로 30키로미터 떨어진 아따리라는 곳에서 매일 해지기 전에 이뤄진다. 우리가 갔던 1월엔 430분 시작이었다. 두세시쯤 황금사원 근처에는 국경폐쇄식을 보러가는 합승택시들을 쉽게 잡을 수 있는데 보통 일인당 100루피다. 우리는 8명이 함께 탄 조그만 봉고차를 타고 세시 5분쯤 출발했고 한시간쯤 걸려서 도착했다. 우리는 약간은 늦게 도착한 듯. 도착하고 한 10분간 걸어가면 게이트가 나온다. 외국인은 3번게이트쪽으로 가서 여권을 보여주면 외국인 전용구역에 앉게 해준다. 늦게도착해 맨 앞줄에 앉았는데 맨 위가 높아서 행사를 보기엔 더 좋은 것 같다.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에서 매일 진행되는 국경폐쇄식은 어떤 실용적인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경 양쪽의 사람들을 각자의 나라에 대한 어떤 소속감이나 애정같은것을 같도록 만들어가는 쇼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엄숙하고 진지하기보다는 가볍고 우스꽝스러운 코미디가 됐다. 사람들은 스포츠경기를 즐기듯 행사를 즐기지만 그러면서도 인도인이라는 소속감을 갖게 된다.


 

파키스탄쪽 게이트와 인도쪽 게이트(간디 초상화가 걸려있다)가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 사이에 철문이 있고 양 국가의 국기가 걸려있다. 살만루시디의 소설때문에도 그렇고 분쟁이라는 관점에서도 그렇고 인도와 파키스탄의 민족, 종교 갈등은 나의 상당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잠무와 카슈미르에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분쟁 등의 영향으로 인해 삼엄하고 엄숙한 국경폐쇄식을 기대했으나 실제 행사는 아주 웃긴 퍼포먼스였다.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관중석에 들어차면 공식 행사가 시작하기 전에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밑으로 내려와 간디(초상화)가 내려다 보는 앞에서 흥겨운 춤을 춘다. 음악은 <파이팅 인도>의 주제가인 챠크 데 인디아(렛츠고 인디아)를 비롯한 볼리우드 영화풍들의 음악인데 여기에 맞춰서 사람들이 섞여 춤을 추는 광경은 마치 인도영화를 보는 듯 하다. 이러한 사정은 파키스탄 쪽도 마찬가지여서 그쪽에서도 음악이 나오고 사람들이 춤을 춘다. 흥겹게 놀기 경쟁이라도 하듯 한동안 춤을 추다가 시간이 되면 국경 수비대(BSF)원들이 사람들을 자리에 앉힌다. 한국의 의장대처럼 키가 큰 군인들이 나란히 서는데 파키스탄과 인도의 군인이 마이크를 대고 소리를 길게 뺀다. 마치 누가 더 길게 부나 시합이라도 하는 듯한 분위기인데 숨이 차서 소리가 끝나면 관중석에서는 함성이 인다. 한동안 이런 경쟁을 하다가 군인들은 순서에 맞춰서 국경쪽으로 힘차게 걸어가는데 출발할 때와 국경에 도착해서 한번씩 다리를 위로 쭉 뻗어 올리며 하이킥을 한다. 이 또한 누가 더 높게 올리나 시합을 하는 분위기인데 한명씩 그렇게 하이킥을 할때마다 함성소리가 대단하다. 국경에 도착한 양쪽 군인들은 가위바위보를 하듯 손을 맞잡고 세차게 흔든 후 허풍 떨 듯 주먹질을 하고 정렬한다. 호루라기를 든 군인이 응원단장처럼 관중들에게 구호를 외치게 한다. 진다반, 차크데 인디아 등의 구호들이 들린다.그렇게 헛발질과 악수 등이 끝나면 국기를 동시에 내리고 행사는 끝난다. 끝난 후에는 군인들과 함께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느라 북적북적하다.


국경폐쇄식의 하이라이트인 군인들의 하이킥. 누가 더 높이 차올리나 시합이라도 하듯이 진지하게 몰두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군인들의 옷부터, 시작 전의 한바탕 춤판, 그리고 쇼같은 모든 동작들까지 굉장히 우스운 풍경이었다. 엄숙함이라든가 긴장감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양쪽에서는 운동경기하듯 구호를 외치며 인도라는 국가에 대해서 소리치게 하고 있었다. 택시비를 제외하면 무료인 구경거리인데 인도정부나 파키스탄 정부에서 이 행사를 어떤 식으로 이용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것 같다. 민족이란 것은 절대적이지 않다. 특히 파키스탄과 인도는 여러 가지 면에서 같은 점들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경이라는 선을 그어놓고 양쪽에서 한쪽은 파키스탄, 한쪽은 힌두스탄을 끊임없이 외치게 함으로서 우리는 다르다라는 인식, 구별되는 정체성을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구분은 자연스럽게 군대와 연결되고 전쟁은 사람이 죽고 다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기고 지는 것이 관건이 되는 스포츠가 된다.

 

힌디어로 진행되는 설명들을 듣지 못하는게 아쉬웠다. 또 파키스탄 쪽의 풍경을 자세히 보지 못한게 아쉽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여러번 더 와서 이런 저런 것들을 더 세밀하게 보고 싶었다. 국경에 같이 가는 택시엔 인도사람 세명, 중국인 한명, 미국인 부부, 그리고 우리가 탔는데 전형적인 보수적 중산층 미국 기독교인 부부의 시각으로 중국과 한국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대화하는게 흥미로웠다.

 

그 밖의 암릿사르

 

암릿사르엔 이 외에도 볼 것이 많다. 골든템플에서 1키로정도 떨어진 곳에는 더르가니안 템플이라는 이름의 힌두교 사원이 있는데 골든템플의 짝퉁 힌디버젼이라 할만하다. 가운데 금색 지붕이 있는 사원이 있고 사각형의 연못이 둘러싸고 있으며 흰 대리석 바닥으로 둘러싸고 있다. 무료로 신발을 맡기고 바닥에 양탄자가 깔려있는 등 여러 가지로 골든템플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골든템플만큼 황금빛이 휘황찬란하지는 않은데 대신 가운데 사원의 문들이 은으로 조각돼 있어서 실버템플이라 불린다. 문에는 여러 힌두신들이 조각돼 있는데 자간나스, 두르가 등 친숙한 신들도 보였다. 은 세공은 상당히 훌륭한 편이다. 짝퉁버젼이지만 힌두사원답게 물은 지저분하고 여러 가지로 사원의 건축 수준에 있어서는 골든템플의 탁월함에 못미친다. 하지만 다른 힌두사원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유려한 수준인 것 같다. 연못 주변을 한바퀴 도는데 갑자기 비가 조금 뿌렸다. 작년 10월 꼴까따에서의 막바지 우기 비 이후로 오랜만의 비였다.


골든템플에서 걸어서 30분가량 가면 더르가니안 템플이 있다. 힌두교 템플인데 누가 봐도 골든템플을 따라한 것 처럼 생겼다. 황금색의 사원, 주변의 연못, 주위를 걷는 하얀 길, 무료로 신발을 맡아주는 곳 등. 연못의 물도 힌두교의 다른 성지에 비해 깔끔한 편이었다. 하지만 화려함이나 규모, 세세한 장식등에서 골든템플에 비할바는 못되는 것 같다. 한산한 모습.


골든템플에서 멀지않은 곳엔 1919년의 무차별한 진압을 기억하는 공원이 잘 마련돼 있다. 꺼지지 않는 불과 분수대, 박물관, 기념비 등이 너른 공원에 펼쳐져 있고 저녁때는 한켠에 마련된 관중석에서 당시의 학살때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 오디오 드라마가 나온다. 우리도 그걸 들을려고 저녁에 공원을 찾았지만 안타깝게도 힌디어로 나왔다. 거기 앉아서 노트북을 꺼내서 이런 저런 자료들을 읽는 것으로 분위기를 느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골든템플 주변의 올드타운. 골든템플과 그 역사를 거의 같이 해서 4-500년쯤 된 좁은 골목이다. 곳곳에 오래된 문, 건물, 신전등이 숨어있고 여러 역사가 얽혀있는 거리들도 있다.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과 시장의 활기찬 모습도 볼거리. 펀자브 관광청이 운영하는 워킹투어는 꽤 훌륭하다. 사진은 골목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반얀나무. 인도에서 신성시되는 나무로 가지가 뻗어나가고 가지에서 뿌리가 나오고 또 나무가 확장되고 하는 나무로 잘 알려져 있다. 아주 오래되보이는 나무가 주변의 집들과 잘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집들의 벽, 기둥, 창문 등이 나무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골든템플 주변은 골든템플 건설과 함께 만들어진 올드타운인데 곳곳에 재미난 것들이 숨어있다. 펀잡 관광청에서 진행하는 워킹투어가 매일아침 9시에 타운홀 앞에서 시작되는데 75루피를 주고 들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지는 않는 듯 한데 우리 둘만 가이드와 함께 걸었다. 골목골목을 걸으면서 숨어있는 신전들, 성들, 골목에 얽힌 얘기들을 들려주는 한시간 반가량의 투어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시크교에 대한 이런 저런 다른 얘기들도 들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점이라든가 하는 여러 가지 정보들도 얻을 수 있다. 끝나고는 암릿사르 헤리티지에 대한 자료들이 담긴 책자를 파는데 손그림으로 예쁘게 그려진 삽화와 50루피라는 저렴한 가격에 혹해서, 안볼 걸 알지만 하나 사버리고 말았다.

 

문화, 종교, 역사, 기후, 음식, 예산 여러 가지 면에서 암릿사르는 우리에게 좋은 곳이었다. 룸비니에서 오직 암릿사르만 바라고 23일간 1000키로라는 긴 여정을 거쳐서 올만한 곳이었다. 34일동안 여유롭게 쉬려고 했으나 뜻밖의 매력들에 바쁜 시간들을 보냈었다.

 

암릿사르에 도착한 다음 날 나는 새벽 여섯시에 잠이 깨서 일출을 보려고 골든템플쪽으로 갔는데 그믐 직전의 신월과 서서히 밝아오는 동녘하늘, 그리고 여전히 눈부시게 빛나는 골든템플의 풍경은 황홀했다. 그러면서 이곳은 안개가 안끼고 일출도 보고 하루종일 햇빛도 넘치게 쪼일 수 있는 곳이구나 하면서 감격했다. 나중에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이 25일만에 화창한 일출을 볼 수 있던 날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운이 좋았던 것이다. 암릿사르의 짧은 겨울이 끝나는 시기였던 것이다. 추운 북쪽에서 온 우리는 암릿사르에서 실컷 몸도 녹이고 배도 채운 후에 다시 남쪽으로 향한다.


골든템플에서 본 일출. 도착한 다음날 아침에 나갔더니 해가 찬란하게 떠올랐다. 암릿사르는 항상 그런줄 알았더니 이게 25일만에 뜬 일출이었다고 한다.

 

마지막 날 밤, 황금사원 둘레를 걸으며 나중에 다시 오면 이 사원안에서 잠을 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원둘레에서 이불을 깔고 자고 있었는데 날씨가 좀 더 따뜻해지면 눈감고 눈뜰 때 앞에서 황금사원이 빛나고 있는 황홀한 풍경을 볼 수 있으리라.

 

또한 많은 시크인들은 친절하고 예의 발랐다. 시크교 터번을 쓰고 있는 상인들에게선 사기를 당하지 않을 것 같다는 신뢰가 생겼다. 신전에서,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경계심을 크게 갖지 않고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특히 한국에서 2년간 일하다가 불법체류자로 구속돼서 추방당한 한 진따라는 이름의 인도 아저씨는 우리를 너무 반가워하면서 자기 집으로 초대하려 했으나 시간이 없어서 응하지 못한게 아쉽다. 약간 서투른 한국어지만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면서 반가움을 표했고 다음번에 암릿사르에 오면 꼭 방문해서 같이 이야기 꽃을 피우기로 했다.

암릿사르를 떠나는 날은 연의 축제인 로디라는 날이었다. 거리는 연을 날리는 사람들로 분주했고 하늘에도 연이 바글거렸다. 봄이 오는 것을 환영하는 축제를 뒤로하고 우린 암릿사르를 떠났다.


 

오늘은 특별히 로디라는 축제다. 봄이 오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하늘에 연을 날리는 날이다. 거리에는 연을 날리는 사람들로 넘쳤고 흐린 하늘에도 연이 많이 떴다. 골든템플 주변의 암릿 사르오바에도 떨어진 연들이 둥둥 떠다녔다. 벌써 찾아온 봄을 뒤로하고 나는 지금, 라자스탄의 자이뿌르로 향하는 야간 열차 안이다. 현재시간 열한시 15, 자야겠다.




다음은 그 외의 사진들이다. 


골든 템플 근처의 군것질 거리. 빠니르를 튀긴 건데 라자스탄, 뻔자비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매너가 좋고 구입을 독촉하지 않아서 기분이 좋은 분이었다. 암릿사르의 상인들은 대개가 그런 편이다.

즉석에서 튀겨주는 베지버거. 채식 버거가 낯설지 않다. 암릿사르에서 흔한 간식거리중 하나.


펀자비 관광청에서 운여하는 워킹투어는 꽤 괜찮다. 처음으로 들른 곳은 시크교 사원. 앞에 터번 쓰고 계신분이 내부 구경(참배)을 마치면 신의 축복을 뜻하는 프라산(단 음식)을 주신다.


내부 모습. 성스러운 책을 덮고 왼쪽엔 깃털로 만든 부채가 있다. 그 외 여러가지 무늬들로 장식한다.


골든템플을 질때 같이 지은 요새의 문. 수백년 된 역사적 건물이지만 여전히 개인 소유라서 따로 구경거리로 만들어놓지 않았다. 모르고 보면 그냥 흔한 골목일 뿐이다. 
골든템플 근처에 있는 시크교 아쉬람. 사실 시크교는 사회참여를 중시해서 수행에 의한 아쉬람등을 만들지 않는다. 그런 면은 힌두교보다 이슬람교에 가까운 데. 힌두교가 주인 인도에서 시크교는 초창기 이후 힌두교에 가까운 형태의 교파들이 생겼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시크교는 이슬람화 된 힌두교에 가까운 모습.


아쉬람 안에 있는 상. 시크교는 물신숭배도 금지했는데 이 분파에서는 창시자로 여겨지는 구루나낙의 아들을 숭배하고 있고 시바와 동급으로 놓고 있다. 여러가지로 힌두교와 유사한 모습이다.



암릿사르의 올드타운엔 좁은 골목에 역사와 현지인들의 일상이 숨어있다. 잘 모르고 보면 그냥 평범한 골목이지만 설명을 들으면서 보면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듣고 숨은 보석들을 찾아가는 기분이다.



지금은 안보이지만 원래 이곳에 오르면 골든템플이 바라다 보인 게이트였다고 한다. 안에는 화려한 장식이 돼있는데 골든템플 안의 장식과 유사한 양식

파키스탄 국경쪽에 있는 국경폐쇄식. 외국인은 지정석이 있다. 아무래도 뒤쪽에 앉는게 보기엔 유리한 것 같다. 우리는 맨 늦게 가서 앞에 앉았는데 가까이서 보기엔 좋았지만 사진찍기엔 불편했다.
행사시작전에 국기를 들고 사람들이 달린다. 외국인도 동참.
국경폐쇄식은 마치 운동경기를 보는 것 마냥 양쪽으로 관중석이 있고 응원단장(같이 생긴 분)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구호도 외친다.
행사 오프닝은 여러가지 신나는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는 것. 인도 영화 음악같은 것들이 나오면 사람들이 나와서 신나게 춤을 한바탕 춘다. 사진속의 엄마도 아이에게 춤을 가르쳐주려는듯 함께 신나게 추고 있다. 간디가 내려다보고 있는 가운데.

행사가 시작하면 제일 먼저 무장한 군인이 국경쪽으로 걸어간다. 영화에서 보던 군인같은 느낌. 시크교도들은 군모 대신에 터번을 쓰는게 허용된다. 종교를 존중하는 차원이라 한다. 



그다음에는 여군 둘이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간다.
구호소리에 맞춰서 남자 군인 둘도 뚜벅뚜벅 걸어간다.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대단하다.
국경쪽에 가면 파키스탄 군인과 마주보고 이런 저런 제스쳐를 취한다. 허공에 하이킥을 하거나 어린아이 겁주는듯한 자세를 취하는데 꽤 우스꽝 스럽다.
여러가지 순서들이 끝나고 국기를 동시에 내린다. 니가 먼저 내려 하면서 싸우다가 협상한 느낌으로 똑같은 속도로 내린다.
국기를 고이 접어 인도 영토쪽으로 데려온다.
아무래도 이 행사에서 제일 중요한 건 하이킥 실력. 

바로 이렇게 높이 다리를 들려 올려야 한다. 아마 의장대 뽑는데 이런 시험도 치지 않을까.



끝나고는 의장대 아저씨와 사진도 찰칵.

모티마할 식당은 비쌌지만 굉장히 맛있었다. 다양한 향신료가 밸런스가 잘 맞은 느낌이랄까? 돈아까와서 로티를 더 못시키고 소스만 먹었는데도 훌륭했다. 식어도 훌륭했다. 


 



더르가니안 템플앞의 스윗 가게 아저씨들. 인도의 신전 앞에서는 스윗을 많이 판다. 프라산이라고 하는 공양용으로도 쓰인다. 사진에 보이는 스윗은 '구르 까 할와'라고 말해줬는데 구르는 무정제 설탕을, 할와는 스윗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그냥 구르로 만든 스윗 정도 되겠다. 아저씨들이 사진을 찍어주니 다른 스윗들도 주면서 맛보라고 하셨다.


떠나기전에 골든템플 안에서 서너시간을 죽치고 앉아서 책도 보고 성소 안도 구경하고 졸기도 하고 했다. 사진 중간 위쪽이 성스러운 책 그란트 사히브. 그 앞에 천과 꽃으로 장식이 돼 있고 옆에선 계속해서 시크교 음악을 연주한다. 사람들은 기도하고 절하고 돈이나 천을 바치고 간다.
골든템플 위층을 올라가는 계단 하나하나에는 글씨가 써있고 장식이 돼 있는데 적당히 낡은 모습이 예쁘다.
타지마할의 장식 기법과도 비슷해보이는 바랬지만 예쁜 장식들.



암릿사르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계속 봐도 예쁜 골든템플. 암릿사르에 가기전에 몰랐는데

골든템플은 론리플래닛 30주년 기념판의 표지였고 타지마할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한다. 또 인도에 살지 않는 인도인이 제일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고도 한다. 왜 저번 여행땐 암릿사르를 몰랐을까.



덧글

  • 찬영 2013/01/27 19:56 # 답글

    우와... 인도 꼭 가보고싶어요... 자유로운...ㅎㅎ
  • 들깨 2013/01/30 01:57 #

    음, 글쎄요.ㅋㅋ 그렇게 자유롭지는 않은 듯 합니다.ㅎ
  • Jerome 2016/08/08 14:54 # 삭제 답글

    골든템플 외국인숙소에서 3박했습니다. 거기서 한것은 템플둘레를 시크교도들과 돌고돌고 도는것이었죠. 그것만으로도 좋았었습니다. 이상하게 거기머우는 3일간 배가 안고파서 음식은거의 먹지 못한게 아쉽다면 아쉬운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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