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03 23:09

샤루칸의 영화, 그리고 하나의 인도 - 잡탁해잔을 보고 여행 중 단상


샤루칸의 신작 잡딱 해잔(살아있는 한)을 보았다. 영화엔 다양한 내용이 나오지만 잠무카슈미르의 전쟁을 배경으로 종교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들을 주제로 삼고 있다. 이번에 그 갈등을 이루고 있는 종교는 기독교이다. 샤루칸의 전작들에서는 항상 종교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데 인도의 다수 종파인 힌두교보다는 기독교(잡딱해잔), 이슬람교(마이네임이즈칸, 인도파이팅), 시크교(신이 맺어준 커플)등을 배경으로 한다.

 

샤루칸의 개인적 신념인지, 감독의 의도인지, 아니면 국제적인 평론에 대한 의도인지는 모르나 대부분의 영화는 종교간의, 혹은 종교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화합이나 사랑을 이룬다. 잡딱 해잔도 종교라는 장벽을 넘어서, 혹은 그 안에서 사랑이라는 가치를 이루는 커플을 담고 있다. 전쟁과 종교에 대한 직접적인 견해가 드러나진 않지만 그 가치의 갈등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파이팅 인도는 한국의 우생순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층위의 주제를 갖고 있다. 종교와 지역간의 갈등이 심한 인도에서 더더군다나 여성들이 한데 모여서 인도라는 국가의 자랑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무슬림으로서 파키스탄편이냐는 비난을 받았던 샤룩칸도 다시 인도라는 나라의 애국자로 재평가받는 과정이 녹아 있다.

 

마이네임이즈칸은 미국에서 9.11이후에 무슬림들에 대한 태도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샤루칸은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버리지 않은채 미국이라는, 혹은 휴머니티라는 좀 더 큰 가치로 감동 혹은 화합을 만들어준다. 신이 맺어준 커플은 전통적 가부장적 가치관 속에서의 결혼이 연애라는 과정을 거친, 즉 사랑이라는 과정을 거쳐 진정한 결혼으로 거듭나는 내용이다. 샤루칸은 이 영화에서 역시 인도에서 소수 종교중 하나인 시크교도로 나온다. 시크교도의 성지인 암리차의 골든템플이 등장하는데 시크교도의 특성들에 관심을 가져보면서 영화를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인도에서 가장 인기있는 배우인 샤루칸이 힌두교도와 결혼한 무슬림이라는 것은 흥미로운 점이다. 샤루칸이 나온 영화는 아니지만 인도의 블록버스터중 하나인 <조다 악바르>는 무슬림 국가인 무굴제국의 황제이지만 힌두교도인 아즈메르 국의 딸과 결혼한 악바르 대제의 종교와 지역을 넘어서는 통합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인도엔 수많은 종교와, 인동과 언어가 있다. 그러한 다양성은 통합을 필요로 하는데 인도영화는, 특히 샤룩칸의 영화들은 그러한 통합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듯 하다. 인도영화가 힌디를 인도의 국어로 정착시켜가는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 사진은 잡딱해잔을 보면서 찍은 것이다. 주인공인 카트리나가 담배를 간지나게 피는데 그 밑에 자막으로 담배는 몸에 해롭다고 나온다. 아우라가 무너지는 신선한 느낌이 있었다. 힌디를 모르지만 인도의 영화관에 가면 재밌는 요소들을 많이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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